7년새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보충하려는 아르헨티나가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기업 골드만삭스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646억원)를 빌릴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헤럴드는 현지 지역언론을 인용해 30일 관련사실을 보도하며 아르헨티나가 골드만삭스와 대출 기간 2년에 6.5%의 연이율을 적용받는 융자협상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고 보도했다.
보도를 접한 아르헨티나 경제부는 30일 성명을 통해 “여러 금융기관들이 융자를 제안했다”고 금융기관들과 협상을 벌인 점은 인정했으나 구체적인 기관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악셀 키실로프 아르헨티나 경제부 대변인은 “”최근 몇주동안 복수의 금융기관들이 남미지역의 다른 정부에 제안하는 수준과 비슷한 대출 기간과 이자율의 융자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측도 관련 사실에 대한 답변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융자가 성사되면 2002년 아르헨티나 정부가 디폴트를 선언한 이후 12년만에 받는 첫 대외자금이 될 거라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세계금융역사상 전례없는 950억 달러 규모의 디폴트를 기록한 이후 해외 채권시장으로부터 줄곧 외면받아왔다. 채무 구조조정에 나서 2005년과 2010년 두 차례 채권단과 합의를 이뤄냈으나 갚아야 할 돈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다. 당시 채권단의 93%가량이 달러당 약 70센트의 손해를 보며 빚을 깎는 데 합의했지만, 나머지 7%가량의 채권단은 100% 상환을 요구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최근까지 14억 달러(약
1조5600억원)를 전액 갚아야 하는 처지에 몰려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페소화 가치가 폭락하며 외환보유고가 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외환위기가 악화되자,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국 자금을 수혈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등 서방 금융계와의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는 실정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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