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신흥국들에 금융위기 재발 우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MF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 등에 따른 국제 금융위기 재발 우려와 관련해 “신흥국들이 최근 수일간 새로운 시장 압력에 직면했다”면서 “신흥시장의 투매(sell-off) 현상은 외부 금융상황과 성장 둔화, 상품 가격 변화 등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신흥국들은 이같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IMF는 평가했다. 실제로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달 28일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4.5%에서 10%로 인상했다. 남아공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5.0%에서 5.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IMF는 “신흥시장의 동요는 일관된 거시경제·금융 정책과 원활한 소통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는 펀더멘털과 정책 신뢰를 개선할 수 있는 긴급 정책 조치(urgent policy action)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각국 중앙은행에 대해 국제 자본시장의 유동성 상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최근 제3차 양적완화 축소 조치를 잇따라 발표한 뒤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급격하게 빠져나가면서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메시지로 해석됐다.
IMF는 중남미 지역 금융시장의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신흥시장이 전체적으로 동요하는 상황에서 중남미 금융시장 역시 최소한 앞으로 수개월간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브라질 일간지 폴랴데상파울루는 보도했다.
IMF는 중남미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6%에 이어 올해는 3%로 다소 나아지겠지만 각국 정부가 특별한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레한드로 베르네르 IMF 중남미 담당 국장은 “미국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그 영향은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회복은) 멕시코와 중미-카리브 국가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국가들은 즉각적인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의 성장둔화도 중남미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한편 베르네르 국장은 최근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인접국에 미칠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아르헨티나의 역내 교역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위기가 급속하게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 신문은 마르틴 로우스테아우 전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의 말을 인용해 아르헨티나 경제가 앞으로 수년간 불황 속에서도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