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 2만원대 제3세계 최고 와인은

최근 유럽과 미국 못지않은 제3세계 와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만~2만9900원대 와인 중 아르헨티나의 알라모스 말벡(Alamos Malbec)이 최고로 꼽혔다. 또 2위는 알타비스타 카베르네소비뇽 프리미엄(Altavista Cabernet Sauvignon Premium)이, 3위는 핀카 엘 오리엔 리제르바 말벡(Fincael Origen Reserva Malbec)이 뽑혔다. 와인수입업체 와인나라와 중앙일보가 제25회 와인컨슈머리포트에서 1만~2만원대의 아르헨티나(33종)와 남아공(13종) 와인 46종을 평가한 결과다.

 아르헨티나와 남아공 와인은 지난해 와인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특히 아르헨티나 와인은 전년 대비 수입량이 30%에 달해 국내 와인시장 성장률(13%)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남아공 와인 역시 인기가 급상승 중이지만 아직은 따로 평가할 만큼 수입품목이 많지 않아 아르헨티나 와인과 함께 시음회를 했다. 아르헨티나나 남아공 등 제3세계 와인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사실 몇 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독특한 맛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프랑스나 칠레 와인에 대적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와인 중에도 단연 말벡 품종이 인기다. 자두를 비롯해 커피·초콜릿·건포도 맛을 갖추고 있으며 꽃향기까지 지닌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남아공 와인은 세계 와인시장에서 드물게 양보다 품질을 앞세워 남아공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알라모스 말벡은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와이너리인 카테나 자파타에서 생산됐다. 카테나 자파타는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펴낸 『세계의 위대한 와이너리』에서 남미 지역의 와이너리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릴 정도로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곳이다. 또 카테나 자파타에서는 해발 1000~1500m에서 말벡 품종의 포도를 재배해 심장병 예방에 좋은 폴리페놀 함량이 높다. 이곳 제품이 웰빙 와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소리 소믈리에는 “짙은 보라색과 잘 익은 검은색이 아름답고 제3세계 와인 특유의 깔끔하고 세련된 맛을 간직하고 있다”고 평했다.

2위에 오른 알타비스타 카베르네 소비뇽 프리미엄은 아르헨티나의 기후와 토양에 프랑스의 와인 제조 기술이 결합된 와인이다. 이 와인은 말벡보다는 옅은 색상을 띠지만 체리맛과 동양적인 후추맛이 살짝 느껴지는 게 이채롭다는 평을 받았다. 박순석 소믈리에는 “상큼할 정도의 산도가 특히 매력적이고 미네랄 맛이 진해 다양한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3위 역시 아르헨티나의 와이너리 핀카엘 오리엔에서 만든 리제르바 말벡이 차지했다. 이 와인은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품종인 말벡에 보나르다와 시라 품종을 조금씩 섞어 만들었다. 박종섭 소믈리에는 “무겁고 두터운 맛에 오크와 각종 꽃향기가 어울려 아르헨티나 말벡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아공의 와인 중에는 니더버그 와인마스터스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Nederburg the Winemaster’s reserve Cabernet Sauvignon)이 5위에 선정됐다. 아르헨티나의 와인들이 묵직한 무게감을 보여주는 반면 이 와인은 가볍고 부드러워 초보자들에게도 안성맞춤이라는 평이다. 또 와인 마개를 트위스트 캡으로 처리해 열기 쉽고, 피자나 파스타 등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은 남아공의 롱 넥 메를로가 9위에 올랐다.

장정훈 기자

◆평가 전문가 명단

김정민(한식당 다담 소믈리에) 김주완(와인바 비노 소믈리에) 김지혜(와인 칼럼리스트) 박순석(카페 엠 매니저) 박종섭(프랜치레스토랑 라카테고리 지배인) 양윤주(이탈리아레스토랑 하프파스텐 소믈리에) 이세용(와인 칼럼리스트) 이소리(이탈리안레스토랑 노아비스트로 소믈리에) 이정훈(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소믈리에) 장운경(와인바 까사델비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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