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골리오 추기경 시절 구명에 '소극적' 논란
(바티칸시티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군사독재정권 시절 납치돼 고문을 당한 헝가리 출신 프란츠 얄릭스 신부를 접견했다.
예수회 소속 얄릭스 신부가 아르헨티나에서 고초를 겪을 때 예수회 교구장을 맡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던 교황이 돕지 않았다는 비판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바티칸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교황이 군사정권을 상대로 '조용한 외교'를 펼쳤다는 얘기는 아직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교황과 얄릭스 신부가 이날 나눈 대화 내용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교황은 예전부터 얄릭스 신부가 아르헨티나 군정 때 "심적으로 크게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면서 자신이 예수회 교구장으로서 직분에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언론인이 최근 펴낸 책에 따르면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투옥 위기에 처한 수많은 좌익 학생을 보듬었으며 교구 사제들에게 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을 알렸다.
또 이 책에는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군사정권의 악행을 수사하던 검찰 자신이 얄릭스 신부와 올란도 요리오 신부의 구명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고 진술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젊은 예수회 신부이던 얄릭스와 요리오는 아르헨티나 빈민가에서 사목을 하던 중 1976년 3월 군사정권이 고문센터로 쓰는 악명 높은 해군공병학교로 끌려갔다가 5개월 지나서야 풀려났다.
지난 3월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임된 후 이들의 강제연행에 그가 연루됐다는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얄릭스 신부는 성명을 내고 "베르골리오 신부가 요리오 신부와 나를 신고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얄릭스 신부는 "내 스스로 전엔 우리가 누군가에 밀고당했다고 믿은 때가 있긴 하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수많은 대화를 통해 그런 추측에 근거가 없음이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jianwai@yna.co.kr
2013/10/06 01:5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