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아르헨티나가 지난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유대인 센터 건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이란 정부와 1994년 테러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조사위원회를 설치한다는 협정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1994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AMIA) 건물에서 일어난 폭탄테러로 85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유대계로 아르헨티나 정부는 그간 배후세력으로 이란을 지목해왔다.
이란이 레바논 무장 단체인 헤즈볼라를 동원해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테러 관련설을 줄곧 강하게 부인해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대해 "역사적 사건"이라 평가하면서 "국제 범죄법의 원칙에 기반해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 강조했다.
이어 "이란과 아르헨티나 양국이 아닌 타국 소속 조사위원 5명으로 구성된 진실위원회를 설립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 밝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총회 기조 연설을 통해 이란과 1994년 폭탄 테러에 대한 재조사에 합의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수달간 엑토르 티메르만 아르헨티나 외교장관과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교장관은 취리히에서 수차례 접촉해 협상을 진척시켜왔다.
아르헨티나는 약 30만명에 이르는 유대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중남미에서 가장 큰 규모다.
아르헨티나와 이란이 폭탄테러 사건에 대한 재조사에 합의하면서 양국 간 외교관계도 급 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란 정부는 이달 초 열린 양국 외무장관 회담 직후 진행 상황에 대해 "매우 건설적이다"고 평가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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