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거주 아르헨티나인들도 시위에 가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정국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일간지 클라린(Clarin) 등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는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참가했으며, 곳곳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위는 부에노스아이레스뿐 아니라 코르도바, 살타, 로사리오, 멘도사, 산타페, 라 플라타, 바릴로체 등에서도 벌어졌다.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오스트리아 빈,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마드리드, 영국 런던 등에 사는 아르헨티나인들도 시위에 가세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가에 있는 오벨리스크 주변에 몰려든 시위대는 "정부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모든 것이 잘못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치안 확보와 언론자유, 사법부 독립, 물가 상승 억제, 달러화 거래 규제 완화 등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또 개헌을 통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3선 시도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3선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개헌 반대 여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매니지먼트 피트(Management Fit)가 지난 4일 발표한 조사 결과 65.9%가 개헌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시위를 배후에서 조종하는 세력이 있다며 보수우파 야권에 화살을 돌렸다.
2007년에 집권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3일 대선 1차 투표에서 54.11%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고 12월10일 임기 4년의 2기 정부를 출범시켰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여론의 반발을 딛고 개헌과 3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최근에 개헌이 이뤄진 때는 1994년이다. 카를로스 메넴 당시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연임에 성공하며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집권했다.
fidelis21c@yna.co.kr
2012/11/09 14: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