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아르헨티나 국회가 채무를 우회적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그간 직면해왔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회피할 가능성도 커졌다.
아르헨티나 하원 의회. [사진 : AP/뉴시스]
아르헨티나 연방하원은 11일(현지시각) ′채무 우회상환 법안′을 표결에 붙인 뒤 찬성 134표, 반대 99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4일 상원에서도 법안이 통과돼 이번 하원 표결로 최종 확정된 셈이다.
아르헨티나는 미국법원이 채무 재조정에 응하지 않는 헤지펀드 업체에 대한 부채를 다 갚기 전까지 채무 재조정에 합의한 채권단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한다고 판결하면서 지난 7월 말 선택적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이런 미국 법원의 판결을 우회해 채무조정에 합의한 채권단에게 빚을 갚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국 중앙은행인 방코 데 라 나시온을 수탁은행으로 바꿔 여기에 자금을 입금한 채권자들에게 채권 스왑방식으로 채무를 변제하도록 한 것이다.
법안은 또 채무재조정에 합의하지 않은 채권자에 대해서도 같은 조건으로 채무를 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아르헨티나 대신 프랑스를 통해서 원금 및 이자를 수령할 수 있는 선택권도 포함시켰다.
2001년 디폴트에 빠진 아르헨티나는 1000억달러 규모의 부채에 대해 2005년과 2010년 두 번의 협상을 통해 채무 중 70%를 탕감하기로 한 채무재조정에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 헤지펀드업체인 NML캐피탈과 아우렐리우스캐피탈은 이에 불복해 전액 상환을 요구하며 미국법원에 아르헨티나 정부를 제소했고,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