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전 대통령 비서 "우린 연인 사이였다"

라디오 방송서 폭로 "수년간 은밀한 관계 유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이 비서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폭로됐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데상파울루에 따르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개인 비서였던 미리암 키로가(52)는 전날 현지 라디오 방송에 나와 두 사람이 수년간 은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키로가는 "아르헨티나의 변화를 위해 열정과 꿈을 보여준 한 남성을 사랑했다"면서 "아직도 그에 대해 깊은 애정과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키로가는 지난 2003∼2010년 대통령궁 카사 로사다(Casa Rosada)에서 근무했으며, 키르치네르의 정부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2010년 10월 말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은 2011년 1월 키로가를 해고했다.

키로가는 지난 5월 유명 언론인 호르헤 라나타가 진행하는 공중파 TV 채널 카날 트레세(Canal Trece)의 '모두를 위한 언론'이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키로가는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이 기업인으로부터 불법적으로 돈을 받았으며 당시 페르난데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키르치네르가 받은 돈 가운데 상당액이 아르헨티나 남부 산타크루스 주에 집을 짓는 데 사용됐다고 키로가는 말했다. 이 집은 현재도 페르난데스 대통령 소유로 돼 있다.

한편 라나타는 최근 대통령 부부의 재산이 1995∼2010년 15년간 4천567% 늘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부부의 재산은 1995년 142만8천 페소(약 16억원)에서 2010년에는 7천55만4천 페소(약 149억원)로 늘었다.

1995∼2010년에 키르치네르는 주지사, 대통령, 연방하원의원을 지냈다. 페르난데스는 연방상원의원을 역임하고 나서 대통령이 됐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그동안 대통령 부부의 재산이 급증한 사실을 놓고 편법 재산 증식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야당 의원들은 전·현직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부동산을 싸게 사들여 비싸게 되파는 방법으로 재산을 늘려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페소화가 아닌 달러화로 금융상품에 투자한 점도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2003년과 2007년, 2008년 등 3차례 걸쳐 대통령 부부의 편법 재산 증식 의혹이 제기됐으나 모두 '혐의없음'으로 결론났다.

fidelis21c@yna.co.kr

2013/06/28 02: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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