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파업·약탈·정전에도 '무소식'…대통령실 "정상외교 소화 예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한 달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온갖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달 말부터 공식 활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스페인 EFE 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이달 말부터 정상외교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개최되는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영문 명칭 ECLAC) 정상회의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중순 열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그동안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신변을 둘러싼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9일 군 장성 임명식에 참석하고 다음 날 남부 리오 가예고스로 휴가를 떠났다. 같은 달 26일부터는 남부 파타고니아 지역의 엘 칼라파테에 있는 사저에 머무르다 이달 6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으로 복귀했다. 휴가를 떠난 지 18일 만에 대통령궁에 돌아온 것이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휴가 기간에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경찰 파업이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치안 공백을 틈타 최소한 17개 주에서 벌어진 약탈행위로 2천여 개 상점이 피해를 봤고, 최소한 16명이 사망했다.
또 100여 년 만에 최악의 불볕더위 속에서 정전 사고가 반복되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주변 도시에서 80만여 명이 피해를 봤고, 1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연말연시 대국민 메시지는 물론 경찰 파업과 약탈 행위, 정전 사고와 관련한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야권은 "대통령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사실상의 국정 공백 상태"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여론조사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로 추락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트위터에도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13일 20개의 글을 올리고 나서는 변화가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벨그라노 대학 공공여론센터의 오를란도 다다모 소장은 "뚜렷한 이유도 모르는 상태에서 거리에는 소문만 넘쳐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둘러싼 건강이상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중순 머리에 외상을 입고 나서 뇌출혈의 일종인 만성경막하혈종이 발견됐고, 10월8일 수술을 받았다. 이후 40일 만인 11월18일 업무에 복귀했다.
fidelis21c@yna.co.kr
2014/01/19 09:1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