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 무더위 속 전력난에 몸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의 파리'로 불리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무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곳곳에서 정전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아르헨티나에서 이상고온에 따른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1주일 전부터 정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7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 낮기온은 한때 36℃까지 올랐고, 에어컨 사용으로 전력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 때문에 가로등이 꺼져 거리가 어두워지기도 했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레콜레타 거리에서는 수시로 정전 사고가 일어났고 최고급으로 꼽히는 알베아르 호텔은 자체 발전기로 간신히 정전을 면했다. 그러나 호텔 주변 상가는 정전 때문에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정전이 계속되자 주민들이 거리로 나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인접국 우루과이로부터 전력 수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프라 투자 부족으로 생긴 문제인 탓에 전력난 해결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호르헤 카피타니치 대통령실장과 훌리오 데 비도 기획·공공투자장관은 전력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전력 공급업체 국유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력 공급업체인 에데노르(Edenor)와 에데수르(Edesur)는 아르헨티나의 전기요금이 중남미에서 가장 싸다며 "이런 상태에서는 전력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일대에서는 지난해 11월 초에도 대규모 정전 사고가 발생해 수백만 명이 피해를 봤다. 당시 정전 사고로 1천800여 개 신호등이 고장 나고 지하철 운행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fidelis21c@yna.co.kr

2013/12/21 22:47 송고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