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전 부심, 알고보니 ‘그때 그 사람’ 부심 성향도 파악해야

'주심 뿐 아니라 1부심의 성향도 파악하라.'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러시아와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벌이는 태극전사들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러시아 경기에 아르헨티나 심판 트리오를 배정했다. 주심은 네스토르 피타나(38), 1부심은 에르난 마이다나(42), 2부심은 후안 파블로 벨라티(35)다.

피타나 주심이 배정되자 언론들은 일제히 경고주의보를 발령했다.

피타나 주심은 2010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심판으로 활약하고 있는데 월드컵 본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시즌에는 아르헨티나 1부 리그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26경기에서 138장의 옐로카드를 꺼냈다. 경기당 평균 5.3장이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당시 나왔던 경기 당 평균 3.95장의 경고보다 많은 옐로카드를 꺼낸 셈이다. 본지 해설위원인 정해상(43) 국제심판도 피타나 주심이 엄격한 스타일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피타나 주심과 작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에 같이 참가했던 정 심판은 "피타나는 유쾌하고 긍정적인 친구였다"며 "정확한 편이다. 더구나 그는 이번이 첫 월드컵이다. 월드컵에 처음 나오는 심판들은 원칙대로 규정을 적용하는 경향이 많다"고 설명했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주심 뿐 아니라 1부심의 성향이다.

자세히 보면 1부심 마이다나는 낯설지 않다. 작년 11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한국-스위스의 평가전 때 1부심을 봤던 바로 그 인물이다. 당시 대한축구협회에는 강호들과 평가전을 잇따라 추진하며 유럽과 남미 심판들을 데려왔다. 질 높은 판정을 유도하고 월드컵을 앞둔 만큼 유럽, 남미 심판들의 스타일에 적응하라는 취지였다. 스위스 전 때는 아르헨티나 출신 주·부심이 왔다. 이 중 마이다나 부심이 공교롭게 월드컵 본선에서도 한국 경기의 깃발을 들게 된 것이다.

마이다나 부심은 국제경기 경험이 풍부하다. 그래서 마이다나 부심은 주심의 판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곤 한다. 정 심판은 "마이다나 부심은 평소에도 헤드셋을 통해 주심에게 이야기를 자주하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이번에는 피타나 주심이 경험이 적다. 이 경우 주심은 판정을 내릴 때 부심의 조언을 많이 존중한다"고 전했다. 특히 1부심 근처에서 상황이 벌어졌는데 주심이 제대로 못 봤을 경우에는 1부심의 의견이 주심 판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선수들은 마이다나 부심 앞에서 몰래 반칙을 하는 등의 행동은 절대 삼가야 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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