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독일 대표팀 선수들이 16일(한국시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열린 우승 축하 행사에서 결승 상대였던 아르헨티나를 조롱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출처 | 슈피겔 홈페이지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독일대표팀 선수들이 우승 축하 행사에서 결승 상대인 아르헨티나를 조롱하는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은 자사의 온라인 홈페이지에 16일(한국시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광장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축하 파티 영상과 함께 “독일 선수들이 결승전 상대인 아르헨티나를 놀림거리로 삼았다”고 전했다. 독일 대표팀은 이날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개선해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열린 환영식에 나섰다. 우승 기념 티셔츠를 차려입은 마리오 괴체, 토니 크로스(이상 바이에른 뮌헨),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 안드레 쉬를레(첼시), 슈코드란 무스타피(삼프도리아), 로만 바이덴펠러(도르트문트) 등의 선수들은 마이크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가우초는 이렇게 걷는다”는 노랫말이 담긴 노래를 부르며 허리를 숙인채 구부정하게 걷더니 이내 허리를 펴고 펄쩍펄쩍 뛰면서 “독일인은 이렇게 걷는다”며 신나했다.
가우초(Gaucho)는 남미 초원지대의 카우보이를 뜻한다. 유목민족과 그들의 독특한 의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현재는 목장에서 일하는 목동들을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독일 선수들은 결승 상대였던 아르헨티나를 가우초로 지칭하며 조롱의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슈피겔을 비롯해 독일 내 다수의 언론들은 상대를 조롱하는 자국 대표팀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월드컵에서 거둔 영광을 스스로 깎아먹는 ‘천박한’ 행위라며 지탄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자이퉁은 이를 두고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열린 우승 축하 행사가 결국은 끔찍한 자책골이 됐다”고 꼬집었다. 베를린의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은 “독일의 겸손함은 끝났다. 독일 선수들은 완패로 슬픔에 빠진 상대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꼈다”고 비난했다.
이와 더불어 슈피겔은 독일 선수들이 브라질도 놀림거리로 삼았다고 전했다. 이 행사에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 베네딕트 회베데스, 율리안 드락슬러(이상 샬케), 케빈 그로스크로이츠(도르트문트), 마티아스 긴터(프라이부르크)가 무대에 올라 앞사람 어깨에 한 손을 올리는 동작을 했다. 슈피겔은 이것이 브라질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할 때의 모습을 따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우승 축하 행사에 참가한 독일 선수들이 아르헨티나를 조롱해 논란이 된 동영상
출처 슈피겔 홈페이지. http://spon.de/vguw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