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안갯속에 빠졌다. 잇딴 ‘어닝쇼크’로 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발(發) 충격까지 전해졌다. 울고싶은 아이 뺨때린 격이다. 미국 테이퍼링 이슈는 점증되고 있고 외국인은 연일 돈을 빼 나가고 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조정으로 코스피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은 선진국과 비교했을때 2006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8년만의 ‘빅세일’인 셈이다.
◇미 증시, FOMC회의 앞두고 닷새째 하락
27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추가 양적완화 축소 불안감에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대비 41.23포인트(0.26%) 떨어진 1만5837.88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8.73포인트(0.49%) 하락한 1781.56을, 나스닥종합지수는 44.56포인트(1.08%) 밀린 4083.61을 각각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8~29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지난달에 이어 월 100억 달러 규모의 테이퍼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셔링 신흥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에 미칠 영향이 경제 여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가 가장 취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진한 주택 관련 지표도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판매된 신축주택이 총 41만4000채(연환산 기준)로 전월대비 7%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45만채)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 상무부는 전월 판매 실적도 당초 46만4000채에서 44만5000채로 낮춰 수정했다.
◇“1900선 지지 후 반등 가능성”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추가 조정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정인지 동양증권(2,325원 ▽55 -2.31%)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 박스권 하락 목표치에 이미 도달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양봉을 형성하는 등 하방 경직성이 강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간 조정 과정 거치면서 점차로 하락세가 이어지거나 중기 바닥권 형성 과정 거치면서 상승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이번 아르헨티나 사태가 한국의 차별화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9,210원 ▽130 -1.39%) 연구원은 “신흥국 옥석가리기의 잣대로 보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리스크 프리미엄 두 가지 기준을 통과하는 신흥국은 말레이시아와 한국”이라며 “아르헨티나 사태가 진정될 경우 지난해 7∼8월과 같이 이머징내 자금이 한국 등 재정건전성이 높은 국가로 ‘U턴’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3월 이후 반등장세 대비해 지수가 조정을 보일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야한다고 조언한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던 엔저가 진정되고 기업실적 하향 조정도 다음달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입춘(2월4일) 이후로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보인다면 분할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